내가 요즘 운동하는 곳은 체육센터인데 이곳에서 실업선수로 추정되는 선수에게 몇가지 자세교정을 받았다.
파지법-오른손을 악수하듯이 오른손날에 죽도가 받쳐지는 느낌으로 갖고..
왼주먹-단전에 붙힌다. 힘을 강하게 사용하는데는 몸에서 떨어져 있기보단 몸과 가까이 붙어 있을 때 더 효과적으로 힘쓰기가 가능하다 한다) - 일전에 하야시 아키라(林朗) 8단이 쓴 글에 허리를 죽도에 걸친다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턱-들어 당겨 시야를 넓게 확보한다.
꽤 설득력 있는 내용이긴 했다.
자세를 교정해 준 이 사람의 정체는 알 수 없는데 아마도 모시청 선수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제자로 생각되는 사람을 데리고 개인지도를 하기 위해 온 듯 보였는데 마침 그 시간은 체육센터에서 부여된 정규 검도수업 시간이었다.
당연히 체육센터에서 지정한 정규 사범이 주관하는 수업시간인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데리고 온 학생의 개인지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결국 한쪽에서는 정규수업이, 다른 한쪽에서는 개인지도가 이루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는 판단은 정규수업을 마치는 와중에서도 계속되었다.
정규수업을 주관하는 사범이 마침을 알리고 별개의 개인지도를 하는 그 실업선수에게 잠시 지도를 중지하고 수업을 함께 마칠 것을 권고했으나 무시되었다.
호구 쓴 상황에서 그 권고가 못 알아 들었는지 아니면 정말 무시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그 상황은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 실업선수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검도를 아무리 잘 하고 기량이 뛰어난 들 기본 예의가 없다면 그처럼 안타까운 모습은 없을 것 같다.
이 실업선수가 이렇게 행동한 것은 검도를 승부의 도구로만 규정하는 스포츠로서 한정 짓는 결과에서 기인 했을 것이다.
마치 농구 강좌타임에서 이쪽에서는 강좌가 진행되고 저쪽에서는 농구공 갖고 와서 혼자 연습하는 그런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검도를 통한 인격의 완성”이란 보다 큰 이상은 단지 이상으로서만 끝난채, 이기고 지는 결과에만 열광하는 단순한 이유에 한정 짓게 되는 칼싸움.. 그것이 그 선수에게 있어서 만큼은 검도는 단지 스포츠일 뿐일 것이다.
이는 “코치” 나 “강사”는 있을지언정 “선생님”이란 호칭은 들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와도 같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개인지도를 했던 제자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들으려 하겠지?!
검도는 실력과 인격을 함께 겸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력과 기능은 얼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인격은 감정도 절제할 수 있어야 하고, 타고난 천성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국 노력만 갖고는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인격향상은 실력 향상보다 더 어렵다.
그런데 우리는 검도에서 너무 쉽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그 사람의 인격과 인품과는 무관하게 단지 “단수”가 높다든가, 검도지도를 받았다던가, 또는 상대에 대한 예우라는 이유만으로 “선생님” 이란 호칭을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만 더 생각을 하면 우리의 검도문화도 일본 못지 않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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