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PW:










검도단상


파죽지세
부끄럽지 않은 승부

검도를 지도하면서 지도를 받는 사람들에게 두가지를 항상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당당한 승부를 펼쳐야 하는 것.

당연한 이야기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현실적으로 이 두가지를 염두에 두고 지도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제로 매 수련마다 같은 동작으로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지루하기도 하고, 힘도 들고,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호구 뒤집어 쓰고 바로 상대와 맞서 승부나 시합따위를 즐기려 할 뿐이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필자의 경우는 같은 기본을 해도 항상 연습법을 달리하여 지루함이나 단조로움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루하고 힘들기는 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되는 부분이 바로 기본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었던 지금은 50대 중반에 접어든 하야시 아키라(林朗)선생과 우연히 식사를 같이 하던 자리에서 검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그는 주저없이 기본(基本)이라는 답변을 했다.

그렇다면 기본은 무엇으로 정의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여쭈어 보니, 그는 50년 가까이 검도를 하면서 아직도 기본에 대해 명확히 답변을 하기가 어렵단다.

8단도 기본의 중요함을 알면서도 정확히 이것이 기본이라고 언급이 어려운.. 정의 내리기 힘든 가장 중요한 요소.

검도수련에서 절대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기본"이라는 것을 당시 나에게는 크게 각인 되었던 자리였다.



검도는 상대에 대하여 경쟁을 갖는 스포츠적 요소가 강하다.

경쟁이라는 속성때문에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간혹 보이곤 한다.

사회에 만연된 "승리지상주의" 또는 성적을 내지 않으면 안되는 "앨리트체육"에서 당당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일이다.

더우기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가령, 선취점을 득점하고 타임아웃을 유도하기 위해 일명 "버티기"  "도망다니기"의 경우다.

득점을 취하지도 않고, 또 점수도 내주지 않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 검도경기의 맹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체전의 경우 이러한 맹점이 보다 확연하게 나타나는데, 선취점을 취하고 "점수관리(?)"에 들어가는 것이 감독의 능력으로 비추어 질 정도다.




금번에 있었던 검도대회때.. 초등부 단체전에서 필자는 감독으로서 선택을 해야 했다.

2:1의 득점 상황에서 마지막 주장전에서 주장에게 감독으로서 주문을 해야하는 상황..

당연히 이 경기를 이기려고 하면 주장에게 "도망다니기" 를 주문해야 했다.

그런데 ..

주장에게 "네 마음껏 해라" 라는 주문을 해 버렸다.

항상 아이들에게 기본과 당당함을 교육의 근간으로 삼았던 필자로서 "도망다니기" "버티기" 를 작전(?)의 멘트로 날리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의 주장 녀석은 .. 마음껏 내질렀고 1:0도 아니고 2:0으로 졌다.

1:0 으로만 져도 동점이지만 승점에서 앞서기에 올라갈 수 있었는데..

하지만 자신보다 목 하나가 더 있는 녀석에게 밀리지 않고 자신있게 내질른 주장 녀석이 오히려 자랑스럽다.

상대팀은 대부분 "머리받아 허리치기"로만 승부를 결정 지었다.

5명 전원이 .. 작정하고 시합을 대비해서 "머리받아 허리치기" 만 연습했음이 한눈에 보인다.

성공률이 거의 80%에  달하며 획일적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뺏어 치는 기술이 바로 "머리받아 허리치기" 기술이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기술로서 제일 쉽게 득점할 수 있는 기술일 뿐 아니라 소극적인 검도를 하기에 실력이 늘지 않게 한다.

어렵지만 공세를 펴고 상대를 압박해 들어가는 검도를 지도하는 입장에서는 아직 우리 아이들이 그 기술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 기술로 상대팀은 준결승까지 올라가서 3위를 했다.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에 대해 설명을 했다.




비록 졌지만, 부끄럽지 않은 승부 였다고..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영원한상처♥
 
회사소개 | 이용약관 | 가맹도장가입 | 업무제휴사 | 개인정보보호정책 | 투자유치 | 사이트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