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구름은 우리 검도에서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다.
발구름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죽도로 상대를 타격하는데 있어서 체중을 칼끝에 실어 강한 타력을 만들기 위함이다.
중국의 북파무술 팔극권에서의 진각(震脚)도 역학적으로 질량에너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데 이같은 기술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검도의 발구름은 뒷발을 강하게 밀어 찬 하나의 결과물일 뿐인데, 이것이 잘못 인식되어 목적으로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즉, 기검체 일치를 마치 "기합+죽도+앞발의 발구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결과가 목적이 되어버린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 있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학업에 전념하는 것은 지식과 사고를 넓히고 증진시키는데 있으며 이것의 결과로서 상급학교로의 진학이 이루어 지는 것을, 반대로 진학이 목적이 되어 학업에 전념하는 거꾸로의 모습에서 우리는 결과가 목적이 되는 것에 너무 익숙해 있다.
결과가 목적이 되는 요즘 세태에 동기를 말하고 과정을 언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 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신의 이름으로 이교도를 처단한다는 명목의 십자군 원정은 학살과 약탈이 자행된 어두운 유럽의 과거가 있다.
전쟁을 빨리 끝낸다는 이유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단지 두 개의 폭탄으로 30만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
경제발전을 이룩한다는 목적으로 개인의 존엄과 자유가 말살되는 것을 강요받던 시절도 있었다.
지나온 인류사를 따지고 보면,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 했던 것은 다반사였고, 그에 따른 이후 세대의 평가는 항상 비난을 받아 왔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
라는 말을 깊이 되새기며, 결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시작과 과정을 중시하는 세상이 더 크게 평가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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